바로 어제
2022년 2월 27일 방콕에서 대통령선거를 하고 왔다!
해외에서 하는 건 처음이라 기대도 되고
혹시나 실수로 신청이 누락되거나
뭘 잘못해서 투표를 못 하게 될까 봐 약간 긴장도 됐다.
약간의 TMI를 말하자면
전에 바르셀로나에서 21대 총선을 하려고 모든 준비를 마쳤는데
코로나로 인해 출국 자체를 못 하게 되어서
다 취소하고 한국에서 했던 경험이 있다.
그때 코로나 때문에 여행 못 가는 것도 짜증 났는데
행정복지센터 가서 오랫동안 기다리고
여기저기 전화하고 확인해야 하는 것도 많고 화나서
홧김에 그냥 하지 말까 생각도 했었다.
하지만 투표는 꼭 해야 된다는 신념이 있어서ㅋㅋㅋ
그리고 어쩌다 보니 이번에는 방콕에서 대선을 하게 됨..ㅎ

외국에서 투표를 하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
국외 부재자 신고를 해야 한다.
2022년 1월 8일까지 신청 기간이었고,
혹시나 잊어버릴까 봐 바로 등록했다.
나는 방콕에 있는 주 태국 한국대사관에서
재외국민 투표를 하게 되었다!
(사실 한 곳 밖에 없다.)
도심에서 약간 떨어져 있고,
BTS, MRT로는 갈 수 없는 애매한 위치에 있어서
그냥 택시로 가는 게 제일 편하다.

택시로 방콕 한국대사관에 가는데
계속 태국 느낌이었다가 갑자기 광화문 느낌 똭.
너무 신기했다ㅋㅋㅋ
도착했는데 우연히 다른 선생님들이 계셔서
만나서 인사하고 기념으로 같이 사진도 찍음.
다들 공항 없는 도시에서 사시는 것 같은데
아마 몇 시간 동안 롯뚜(폭풍 멀미 유발 승합차) 타고
주말을 이용해서 여기까지 오신 것 같다.


앞에 태국인 경비원들이 있는데
사진과 동영상에 엄청 민감하다.
다들 현수막 옆에서 한 장씩 찍길래 나도 가니까
여기는 괜찮지만 대사관 안은 찍지 말라고 정색하셨다;;
다른 한국인 가족들한테도 민망할 정도로 뭐라 하심..
원래 건물 안에 들어갈 때
입구에서 핸드폰 다 맡기고 들어간다고 하던데
대통령선거는 많은 사람이 왔다갔다 해서 예외인지?
곳곳에 사진 금지 표시만 붙어있었다.


처음 들어가 보는 거라 너무 신기했다!
사진 금지라 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거니까..
암튼 대강당 2층으로 올라가니까
직원분들이 내 캐리어 보고 멀리에서 오셨냐고
잘 오셨다는 뉘앙스로ㅋㅋㅋ 맞이해 주심
(이거 짜뚜짝 시장에서 쇼핑한 건데요...ㅠㅠ)
아무튼 여권 보여드리고 마스크 벗고 얼굴 확인한 다음
용지 받아서 투표소로 들어가서 찍고 나왔다.
혹시나 번져서 내 소중한 한 표 무효표 될까 봐
조심조심 예쁘게 접음ㅎㅎ
마치고 나오니까 작은 생수 하나씩 주셔서 너무 좋았다.
그런데 인터넷 찾아보니까 다른 나라는
약과, 막걸리 키트, 사탕, 에코백, 차 등등..
좋은 거 주는 곳이 많아서 보고 갑자기 부러워졌다ㅋㅋㅋ
생수 하나 받고도 좋아했던 내 모습은 어디로 가고
다른 사람들 선물 보고 부러워하는 나..ㅋㅋㅋㅋㅋ



아무튼 대통령선거를 해외에서 한 것도 의미가 있고
지금까지 한 번도 빼먹지 않고 한 나를 칭찬한다ㅎㅎ
오늘까지 할 수 있으니까 할 수 있다면 꼭 가서 하셨으면!